엄마표 영어 시작할 때 파닉스부터 해야 할까? 제가 순서를 바꾼 이유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려고 하면 가장 먼저 찾아보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파닉스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당연히 파닉스부터 떼야 영어를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어 공부를 처음 시작하려고 할 때 파닉스가 기본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봤고, 아이가 영어를 읽으려면 파닉스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파닉스 발음 강의도 찾아 쫓아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와 해보니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파닉스는 아는 것 같은데 실제로 단어를 읽어보라고 하면 어려워했습니다.
저는 몇 달 안에 파닉스를 끝내고 영어책까지 읽게 해주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아이보다 제가 더 조급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는 방법을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파닉스를 먼저 끝내는 것보다 영어가 익숙하게 들리는 것부터 시작해보자고요.
파닉스를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이유
처음 엄마표 영어를 알아볼 때는 해야 할 것이 정말 많아 보였습니다.
파닉스도 해야 하고, 단어도 외워야 하고, 영어책도 읽어야 하고, 영어 영상도 보여줘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 파닉스였습니다.
'파닉스를 알아야 영어책을 읽을 수 있다는데 먼저 파닉스를 떼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으로 발음 강의도 찾아보고 아이에게 알려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직접 해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분명 소리를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막상 단어를 읽으려고 하면 어려워했습니다.
그때는 제가 뭔가를 잘못 가르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영어를 충분히 접하지 않았던 아이에게 몇 달 만에 파닉스를 끝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를 기대했던 것 자체가 제 욕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파닉스를 잠시 내려놓았습니다.
영어를 읽기 전에 먼저 익숙하게 들려주기로 했습니다
그때 한글을 처음 배울 때를 생각해봤습니다.
아이들은 한글을 읽기 전부터 오랫동안 한국어를 듣습니다.
엄마 아빠가 이야기하는 것도 듣고, 책을 읽어주는 것도 듣고, 일상생활에서도 계속 한국어를 접합니다.
한글을 읽을 줄은 몰라도 말은 잘합니다.
그래서 저도 영어를 꼭 읽기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살이 될 때까지 익숙하게 듣지 못했던 영어를 갑자기 읽게 하는 것보다 먼저 영어라는 언어 자체가 낯설지 않게 만들어주기로 했습니다.
그때부터 아이의 귀를 먼저 틔워주는 방향으로 시작했습니다.
영어 영상도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영어 영상을 보여줘야 할까 고민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쉬운 영어 영상을 찾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이미 애니메이션의 재미를 알아버린 아이에게 단순한 영어 영상은 재미가 덜했는지 잘 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생각을 바꿨습니다.
'어차피 지금은 영어 단어가 잘 들리는 것도 아닌데, 아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영어로 보여주면 어떨까?'
그때부터 아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영어 버전으로 틀어줬습니다.
처음부터 내용을 모두 알아듣게 하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단 영어가 나오는 영상에 거부감이 생기지 않고 영어를 듣는 것이 익숙해지는 것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영어 영상을 보는 것에 거부감이 조금씩 없어졌고, 평일에 영어 영상을 보고 싶어 할 때 사이트워드를 같이 시작했습니다.
파닉스를 모르는데 사이트워드를 읽을 수 있을까?
아마 여기에서 이런 생각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아니, 파닉스도 모르는데 사이트워드를 본다고 아이가 읽을 수 있나요?"
저도 처음에는 똑같이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반신반의하면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사이트워드를 2~3번 정도 반복할 때쯤 아이가 단어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파닉스처럼 글자를 하나씩 조합해서 읽는 것보다 단어 자체의 소리와 모양을 기억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글을 읽을 때도 익숙한 단어를 볼 때마다 자음과 모음을 하나씩 조합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 단어 자체를 자연스럽게 읽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때부터 영어를 시작하는 순서를 꼭 하나로 정해놓을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아이가 사용한 것은 사이트워드 논픽션이었고, A부터 D까지 총 4세트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미 집에 사이트워드 교재가 있다면 꼭 같은 책을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많은 양을 한꺼번에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반복하면서 아이가 읽어내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이트워드 논픽션, 저는 이렇게 읽혔습니다
사이트워드를 그냥 매일 몇 페이지씩 읽으라고 주는 것보다 저는 아이와 함께 읽는 방법을 조금씩 바꿔가며 연습했습니다.
처음에는 번갈아 읽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한 번 읽으면 아이가 한 번 읽는 식으로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번갈아 읽기가 한 세트 끝나면 이번에는 제가 전체를 읽어주고 아이가 혼자 읽는 연습을 했습니다.
제가 실제로 했던 방법을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순서 | 읽는 방법 | 제가 한 방법 |
|---|---|---|
| 1단계 | 번갈아 읽기 | 엄마가 한 번 읽고 아이가 한 번 읽기 |
| 2단계 | 반복하기 | A세트를 같은 방법으로 반복해서 읽기 |
| 3단계 | 혼자 읽기 | 엄마가 전체를 읽어준 뒤 아이가 혼자 읽기 |
| 4단계 | 혼자 읽기 연습 | 아이가 스스로 읽을 수 있도록 반복하기 |
| 5단계 | 다음 세트로 이동 | 너무 지루해하면 B세트로 넘어가 다시 번갈아 읽기 |
| 6단계 | 충분히 반복 | 지루해하지 않는다면 혼자 약 80% 정도 읽을 때까지 반복 |
처음부터 아이에게 혼자 읽으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엄마와 번갈아 읽으면서 익숙하게 만들고 → 전체를 읽어주고 → 아이가 혼자 읽어보는 방식으로 조금씩 바꿨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아이의 반응을 많이 봤습니다.
아이가 지루해하면 다음 세트로 넘어갔습니다
사이트워드 A세트를 시작했다고 해서 무조건 A세트를 완벽하게 끝내고 B세트로 넘어간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너무 지루해한다면 B세트로 넘어가 다시 번갈아 읽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내용을 만나면 아이가 다시 흥미를 보이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는 날에는 A세트를 계속 반복해서 혼자 약 80% 정도 읽을 수 있을 때까지 연습했습니다.
저는 이 차이가 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엄마표 영어를 하다 보면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 한다'고 정해놓고 아이가 힘들어해도 끝까지 시키게 될 때가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영어를 힘들어하기 시작하면 그날 공부한 양보다 영어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않게 남는 것이 더 걱정됐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 그날그날 조절했습니다.
영어가 힘든 날에는 아빠표영어 책만 했습니다
아이에게 항상 사이트워드를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사이트워드를 읽는 것이 유난히 힘들어하는 날에는 억지로 계속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날에는 제가 아빠표영어 책만 가지고 연습했습니다.
사이트워드처럼 직접 읽어야 하는 부담이 적으니 아이도 조금 편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어떤 날은 사이트워드를 하고, 어떤 날은 아빠표영어 책을 보고, 또 어떤 날은 영어 애니메이션만 보는 식으로 아이의 상태에 맞춰 조절했습니다.
저는 이게 엄마표 영어를 오래 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똑같은 양을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아이의 컨디션을 보고 그날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었습니다.
초3이라 문법도 조금씩 시작했습니다
저희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이라 영어를 듣고 사이트워드만 계속할 수는 없었습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문법도 조금씩 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사이트워드와 함께 아빠표영어 책을 활용했습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아이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어서 저도 부담이 적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오빠가 하고 있으니 6살 동생이 옆에 와서 같이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초3 아이를 위해 시작했는데 동생까지 같이 보고 따라 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게 됐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꼭 영어 공부를 거창하게 만들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같이 읽고, 같이 듣고, 조금씩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하루아침에 영어가 늘지는 않았습니다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면서 가장 조심하려고 했던 것은 조급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파닉스를 빨리 끝내고 싶었습니다.
영어 단어도 빨리 읽었으면 좋겠고 영어책도 빨리 혼자 읽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와 직접 해보니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제까지 못 읽던 단어를 오늘 갑자기 읽기도 하고, 잘 읽던 날에도 다음 날에는 힘들어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아이가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영어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아이가 너무 힘들어한다면 양을 줄여도 되고, 사이트워드 대신 영어책을 봐도 되고, 아빠표영어 책만 해도 됩니다.
어떤 날은 영어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끝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엄마표 영어, 처음부터 완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려면 파닉스부터 완벽하게 떼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파닉스 발음 강의를 찾아 듣고 아이에게 알려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아이가 어려워했고 저도 점점 조급해졌습니다.
그래서 파닉스를 먼저 끝내는 것보다 영어를 먼저 익숙하게 들려주는 방향으로 바꿨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영어로 보여주고,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을 때 사이트워드를 시작했습니다.
사이트워드는 처음부터 혼자 읽게 하지 않고 번갈아 읽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지루해하면 다음 세트로 넘어가고, 지루해하지 않는 날에는 혼자 80% 정도 읽을 수 있을 때까지 반복했습니다.
힘들어하는 날에는 아빠표영어 책으로 대신했습니다.
이렇게 해보니 엄마표 영어는 정해진 순서대로 아이를 끌고 가는 공부라기보다 아이의 반응을 보면서 속도와 양을 조절해가는 과정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지금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처음부터 많은 것을 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파닉스가 어렵다고 영어를 시작하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영어 애니메이션 하나를 영어로 틀어주는 것부터 시작해도 되고, 사이트워드 몇 단어를 엄마와 번갈아 읽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하루아침에 영어가 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이에게 영어가 '공부해서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것보다 '엄마와 재미있게 했던 것'으로 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아직 완벽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 파닉스부터 시작하며 조급했던 때보다는 지금이 훨씬 편합니다.
엄마표 영어를 처음 시작하는 분이라면 완벽하게 가르치려고 하기보다 아이가 영어를 싫어하지 않도록 천천히 시작해보는 것, 저는 그것부터 해보시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아이 영상과 영어 책을 읽어주고 싶은데 어떤 책을 읽어줘야 할지 아직도 고민이신 분들이 계신다면 다음 글에서 그 부분들도 넣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