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합니다. 이때쯤이면 부모 입장에서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른 아이들은 벌써 영어를 하고 있을 텐데, 지금 시작해도 늦은 것 아닐까?’
저 역시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비슷한 고민을 했습니다.
유치원에서는 영어 수업을 했지만 초등학교 1~2학년 동안에는 영어를 따로 신경 써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3학년이 되어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니 그제야 ‘이제 영어를 챙겨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엄마표 영어를 해보려고 하니 또 다른 고민이 생겼습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알파벳부터 다시 알려줘야 하는지, 단어를 외우게 해야 하는지, 아이 수준에 맞는 영어책이나 영상을 찾아야 하는지 막막했습니다.
학원을 보내는 방법도 생각해봤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했던 것은 학교 영어를 따라가는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과목으로만 생각하기보다 앞으로 사용할 언어인 만큼 부담 없이 즐겁게 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제가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영어를 가르치려고 하기보다 재미있는 영어 영상을 함께 보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은 추석 연휴는 엄마표 영어를 처음 시작해보기에도 괜찮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초3 영어, 처음부터 어려운 공부를 시킬 필요는 없었습니다
처음 영어 영상을 보여주려고 하니 저도 걱정이 많았습니다.
‘아이 수준에 딱 맞는 쉬운 영상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닐까?’
‘너무 어려운 영어가 나오면 아무것도 못 알아듣는 것 아닐까?’
저도 이런 생각부터 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해보니 처음부터 아이가 영어를 모두 이해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은 어릴 때부터 계속 듣고 말하면서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반면 영어를 많이 접하지 않은 아이에게 영어는 아직 낯선 소리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단어를 외우거나 문장을 해석하게 하기보다 영어가 들리는 환경에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부터 시작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하나였습니다.
아이가 재미있어야 합니다
엄마가 아이 수준에 맞는 아주 쉬운 영어 영상을 찾아줬다고 해도 아이가 재미없으면 보지 않습니다.
엄마는 계속 틀어주고 아이는 보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 영어 영상 자체를 지루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을 바꿨습니다.
‘쉬운 영어 영상’을 찾기보다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영상’을 먼저 찾자.
대사가 조금 어려워도 아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라면 일단 보여줬습니다.
모든 말을 알아듣지는 못하더라도 재미있는 이야기에 빠져들면 그 안에서 익숙한 단어나 표현을 하나씩 듣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아이 혼자 보게 했는데 잘 보지 않았습니다
처음 영어 영상을 틀어줬을 때 아이가 혼자 재미있게 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잘 보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했습니다.
아이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언어가 계속 나오는데 엄마는 옆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으니 굳이 그 영상을 계속 볼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꿨습니다.
저도 아이 옆에 앉아서 같이 보기 시작했습니다.
영어를 잘하는 엄마처럼 설명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냥 아이와 똑같이 영화를 보면서 반응했습니다.
“어? 쟤가 뭐라고 말한 것 같은데?”
“어? 저 친구는 왜 저쪽으로 가는 거지?”
“위험한데 어떡하지?”
이렇게 장면에 맞춰 같이 웃고 놀라고 걱정했습니다.
아이의 시선에서 함께 영화를 본 것입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엄마, 나 한글로 보고 싶어. 왜 꼭 영어로 봐야 돼?”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조금씩 영어로 보는 것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영어로 보는 영상이 하나둘씩 늘어났습니다.
이 경험을 하면서 엄마표 영어를 시작할 때 부모가 꼭 영어 선생님처럼 모든 것을 가르쳐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했습니다.
한글로 봤던 영화를 영어로 다시 보여줬습니다
제가 가장 활용하기 좋았던 방법은 아이가 이미 한글로 본 애니메이션을 영어로 다시 보는 것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영어로만 보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답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본 영화라면 이야기를 알고 있기 때문에 영어가 잘 들리지 않아도 장면을 보면서 흐름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익숙한 표현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어? 여기서 저렇게 말했었나?’
이런 경험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어른 입장에서는 같은 영화를 또 보는 것이 지루할 수 있지만 아이는 반복해서 보면서 전에 들리지 않았던 표현을 새롭게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한글로 봤던 영화를 영어로 다시 보는 방법은 영어 영상에 익숙해지는 첫 단계로 활용하기 좋았습니다.
처음부터 영어 영상 시간을 길게 정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영어 영상을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또 고민했던 것이 영상 시청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집은 평일에는 한글 영상을 따로 틀어주지 않고, 대신 아이가 보고 싶은 영어 영상을 볼 수 있는 시간을 정해두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저는 약 1시간 정도를 영어 영상 시간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을 모든 가정에서 똑같이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갑자기 한글 영상을 모두 제한하면 아이가 반발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처음에는
한글 영상 30분 + 영어 영상 30분
처럼 나누어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또는 평일에만 영어 영상을 보는 시간을 정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집의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절하는 것입니다.
저희 아이에게는 이 방법이 잘 맞았지만 아이마다 성향은 다르기 때문에 반응을 살펴가며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석 연휴 아이와 함께 보기 좋은 영어 애니메이션 BEST 10
이번 추석 연휴처럼 가족이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 때라면 아이에게 영어 영상을 혼자 틀어주는 것보다 가족이 함께 한 편을 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제가 아이와 함께 보기 좋았던 작품들을 골라봤습니다.
| 순서 | 애니메이션 | 영화 내용 |
|---|---|---|
| 1 | 엘리오 | 우주에 관심이 많은 소년 엘리오가 우연히 외계 세계로 보내지면서 벌어지는 모험 이야기입니다. |
| 2 | 트롤 |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트롤들이 위기에 처한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
| 3 | 엘리멘탈 | 불, 물, 흙, 공기의 원소들이 살아가는 도시에서 불의 원소 앰버와 물의 원소 웨이드가 만나 서로를 이해해가는 이야기입니다. |
| 4 | 코코 | 음악을 사랑하는 소년 미겔이 가족의 반대에도 음악을 포기하지 않고 죽은 자들의 세계로 떠나면서 가족의 비밀을 알아가는 이야기입니다. |
| 5 | 드래곤 길들이기 | 드래곤을 사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족의 소년 히컵이 드래곤 투슬리스를 만나면서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입니다. |
| 6 | 케이팝 데몬 헌터스 | 인기 K-POP 걸그룹이 무대에서는 스타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악의 세력으로부터 세상을 지키는 이야기입니다. |
| 7 | 루카 | 바닷속에 사는 소년 루카가 친구 알베르토와 함께 육지로 올라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입니다. |
| 8 | 주토피아 | 다양한 동물들이 살아가는 도시 주토피아에서 경찰이 된 토끼 주디가 여우 닉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
| 9 | 리오 | 날지 못하는 희귀 앵무새 블루가 브라질로 가면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자유와 모험을 경험하는 이야기입니다. |
| 10 | 겨울왕국 | 얼음의 힘을 가진 엘사가 왕국을 떠난 뒤 동생 안나가 엘사를 찾아 나서면서 자매의 사랑과 가족애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
제가 특히 추천하고 싶은 것은 ‘이미 본 영화’입니다
저희 아이에게 영어 영상을 보여줄 때 가장 편했던 방법은 이미 한글로 재미있게 봤던 영화를 다시 영어로 보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아이가 좋아하는 영화라면 영어로 바꿔도 거부감이 조금 덜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처럼 이미 내용을 알고 있는 작품도 이런 방식으로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이미 봤으니까 영어로 한번 볼까?”
이렇게 접근하면 처음 보는 영어 영화보다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어린 둘째에게도 자연스럽게 영어 영상을 노출해봤습니다.
둘째가 다섯 살 때 오빠가 보는 콘텐츠를 함께 보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같은 재미있는 콘텐츠는 영어로도 즐겁게 보았습니다.
이때 다시 느낀 것은 역시 하나였습니다.
아이에게 재미있는 것이 먼저라는 것입니다.
영어를 얼마나 많이 알아듣느냐보다 영어가 나오는 콘텐츠를 편안하게 볼 수 있는지가 먼저였습니다.
영어 영화를 처음 보여준다면 이렇게 시작해보세요
엄마표 영어를 처음 시작한다면 처음부터 복잡하게 계획을 세우기보다 다음 순서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첫째, 아이가 좋아하는 영화를 고릅니다.
영어 학습용으로 유명한 영상보다 아이가 실제로 재미있어하는 콘텐츠가 우선입니다.
둘째, 이미 한글로 본 영화라면 더 좋습니다.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영어가 잘 들리지 않아도 장면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셋째, 처음에는 부모가 함께 봅니다.
아이 혼자 보게 하기보다 같이 웃고 놀라면서 영화에 대한 재미를 공유해봅니다.
넷째, 모든 문장을 이해시키려고 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단어 뜻을 하나씩 물어보거나 문장을 해석하게 하면 영화가 공부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섯째, 아이가 좋아하는 장면은 반복해서 봅니다.
같은 장면을 여러 번 보면서 전에 들리지 않았던 표현이 들릴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시작하면 엄마표 영어를 위해 처음부터 많은 것을 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엄마표 영어, 완벽하게 준비하고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처음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려고 할 때는 뭔가 제대로 된 커리큘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알파벳부터 다시 알려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단어를 먼저 외워야 하는 것은 아닌지, 아이 수준에 맞는 영상을 골라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해보니 오히려 너무 어렵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준비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 아이에게 무조건 어려운 영어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콘텐츠라면 조금 어려운 표현이 나오더라도 그 안에서 익숙한 소리와 단어를 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어를 낯설고 싫은 것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 영상만 보여준다고 영어 실력이 저절로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후 아이의 수준에 맞춰 영어책, 듣기, 말하기, 학교 영어 등을 차근차근 연결해갈 필요도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영어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추석에는 영어 공부 대신 영화 한 편부터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려고 하면 자꾸 미루게 됩니다.
‘조금 더 알아보고 시작해야지.’
‘아이 수준에 맞는 영상을 찾아야지.’
‘영어 공부 방법부터 제대로 정해야지.’
저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해보니 꼭 거창한 준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아이에게 영어 영상을 혼자 틀어주고 엄마는 다른 일을 하기보다 가족이 함께 앉아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좋겠습니다.
아이 옆에서 같이 웃고 놀라고 이야기에 반응해주세요.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아이의 입장에서 함께 영화를 보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한글로 보고 싶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리하게 바꾸지 않아도 됩니다.
이미 한글로 재미있게 본 영화가 있다면 그 영화부터 영어로 다시 보여줘도 좋습니다.
그리고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아이가 재미있어서 반복해서 본다면 그것 역시 영어를 접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 영어를 처음 제대로 접하기 시작했다고 해서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기보다, 지금부터 아이가 영어를 부담스럽지 않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이번 추석에는 영어 공부 계획표 대신 가족이 함께 재미있는 영어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에는 영화 말고 볼만한 영상들과 평일에도 영어 공부를 어떻게 엄마표로 할 수 있는지도 한번 써보도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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